데킬라에 얽힌 추억(?) 늑대별의 옛날 이야기

데킬라는 레지던트 때 언젠가 마셔봤던 것 같다. 손에 소금을 묻혀 한잔 마신 다음 소금을 핥아먹었던. 조금은 생소했던 느낌...기억을 더듬어 보면 96년? 97년쯤 되었던 것 같은데..당시에는 내가 LG twins 의 유니텔 동호회에서 활동할 때였다. 나와 비슷한 나이또래가 몇명 있었지만 대부분은 나 보다는 어렸던 친구들과 야구응원을 다니고 또 야구단을 창단해서 같이 주말마다 야구를 할 때였다.

어느 날..정모가 있었는데 장소는 대학로.  20-30명이 모며 1차로 고깃집에서 술을 마신 후 어디론가 카페같은 곳으로 2차를 갔는데..무슨 일인지 문제의 데킬라를 마시게 되었다. (아마 최연장자였던 내가 그 데킬라를 산 게 아닌가 싶은데..^^;;) 한참 분위기가 좋아 술을 주거니 받거니...음음..데킬라가 좀 독한가. 꽤 마신 후 집으로 갔는데..나는 당시 신림동에 살았고, 예정은 대학로에서 4호선을 타고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후 신림역에서 내리는 것이었다.

전철을 타고는 한참을 졸고 있는데 (마침 자리가 있어 출입문 옆 자리에 앉아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으응? 졸린 눈을 부비며 깼더니 어떤 아저씨가 내려야 한단다. "여기가 어디예요?" 라고 물었더니 "번개역"이란다. 어라? 번개역? 오늘 번개를 했더니 웬 번개역?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튼 사당역을 지나쳤으니 내려야지 하면서 내렸는데...(알고보니 안양시 평촌에 있는 범계역이었다) 지하철을 나가면서 표를 찾아 지갑을 꺼내는데...지갑이 없다? 어엉? 혼미하던 정신이 번쩍 들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아까 나를 깨워서 차에서 내려주는 아저씨의 손이 내 뒷주머니쪽에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래...그 사람이 나를 깨우고 등을 약간 밀면서 도와주는 척 하며 내 지갑을...ㅠ.ㅠ

허탈한 마음으로 역무원에게 사정 얘기를 하고 지하철역을 나온 다음, 택시를 타고 아저씨에게 집에 가서 차비 드린다고...그리고 집에 가서 자는 와이프 깨워서 택시비 받아 기사 아저씨 드리고...그렇게 처참한 하루가 지나갔다. 와이프에게 잔소리를 바가지로 들은 것은 불문가지..  ㅠ.ㅠ

아트걸님 포스트에서 데킬라를 드셨다는 얘기를 읽고 퍼뜩 떠오른,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 하나...였습니다.
참, 나중에 범계역 부근으로 이사가서 3년을 살았으니 그 때 그 인연이었을까요?...^^

덧글

  • 제갈교 2008/10/23 22:52 # 답글

    술조심, 사람조심이군요. ㅠㅠ
  • 늑대별 2008/10/24 12:38 #

    술을 먹으면 사람을 더욱 조심해야 하나봐요. 아리랑치기, 퍽치기, 소매치기 등등...무서운 게 많아요..ㅠ.ㅠ
  • 작나무 2008/10/23 23:19 # 답글

    엘지 팬이셨군요!
    (뜬금없이 환호성~)
  • 늑대별 2008/10/24 12:39 #

    내년까지만 두고 보려구요. 내년에도 꼴찌하면 18년 골수팬이 하나 사라질지도..^^;;
  • 나무피리 2008/10/23 23:26 # 답글

    우헷 저도 엘지팬! ^-^
    데킬라가 무지 독한 술인가봐요. 으어 무서운데요^^;;;;;;;
    지갑에다 잔소리에 속쓰림까지 =_=;;;; 3단콤보를 선물(?)한 데킬라였나봐요.
  • 늑대별 2008/10/24 12:40 #

    으허허...삼단콤보라..그럴 듯 합니다..^^ 데킬라가 아마 40도를 넘죠?
  • 파파울프 2008/10/23 23:28 # 답글

    번개... 역 이로군요 ^^
  • 늑대별 2008/10/24 12:41 #

    술 먹고 해롱거리면서 들으니 영락없는 "번개" 역이더군요...ㅎㅎㅎ
  • Polycle 2008/10/23 23:41 # 답글

    데낄라에 관한 좋지 않는 추억이 될 수도 있겠군요. ;;
  • 늑대별 2008/10/24 12:42 #

    아무리 안 좋은 일이라도 시간이 오래되어서 묵으면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것도 좋은추억?..^^
  • 아이페오스 2008/10/24 00:59 # 답글

    데끼~~~~ㄹㄹㄹㄹㄹ라~~ (넵 뻘플;;;)
    저는 주사가 '수면'이긴 한데, 신기하게 다음날 확실하게 집에 도착해있단 말이죠 ^^;; 아무래도 귀소본능이 강한가봅니다.
  • 늑대별 2008/10/24 12:43 #

    귀소본능은 참으로 유용하지요. 아무리 술을 먹어도 집은 잘 찾아가니...그렇지만 조심하셔야 되는 게 이사를 하고 얼마 안되면 옛날 집을 찾아가서 열심히 키를 누른다는 거...(잘 못하면 신고받고 경찰도 출동..^^;) ㅋㅋ
  • 어부 2008/10/24 08:57 # 답글

    크크크크 번개역.........................................

    역시 취하면 걍 마누라 불러서.... (아니 더 욕 먹을라나요)
  • 늑대별 2008/10/24 12:44 #

    딱 한번 와이프 부른 적 있는데 아직도 기억을 하고 있어서...으음. 부르지 않는 게 낫습니다...^^;;
  • 아트걸 2008/10/24 10:28 # 답글

    흐흐..제 포스팅으로 인하여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을 떠올리셨다니...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위에 어부님...저의 경우는 남편이 취했을 때는 그냥 저를 불러주는 게 고맙더군요. 특히 귀소본능까지 고갈되었을 때는 더더욱...-_-;
  • 늑대별 2008/10/24 12:45 #

    아닙니다. 유용한 포스팅 거리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감사...^^
  • 구들장군 2008/10/24 12:50 # 삭제 답글

    데킬라.. 옛날에 피시통신 처음 시작하고 채팅할 때, 누가 데킬라 어쩌구해서 뎀뿌라? 라고 했다가 무식하다 소리들은 물건이군요. ㅋㅋㅋ

    그래도 지갑만 잃어버리셨으니 불행중 다행입니다. 퍽치기는 지갑만 잃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 같군요.
  • 늑대별 2008/10/24 22:56 #

    하하...구들장군님은 술과는 좀 거리가 머신가 봅니다...^^ 항상 문제가 생기면 그만하길 다행이다...그런 맘으로 삽니다만..^^
  • 네코쨩 2008/10/27 09:40 # 답글

    데낄라......는 아니고 핑크레이디라고 잔 가장자리에 소금(이었나 설탕이었나;;)을 잔뜩 묻혀서 나오는 칵테일이 있는데, 이놈이 도수가 40도이지요.(근데 맛있어요 ;ㅅ;)
    잔 가장자리에 소금 묻혀 나오는건 도수가 높다고 봐야합니다.

    술은... 얼마를 마시든, 어지러워지기 시작하면 "나 취했어염. 데헤헤" 하면서 술을 거절하는게 버릇이라...- _-;;;;; '넌 여자니까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이 뇌리에 박혀서 절로 그리 되더군요 ㄱ -
    덕분에 퍽치기라든가 그런걸 당한 경험은 없네요^^;;;
  • 늑대별 2008/10/27 15:17 #

    오우...그런 경험은 당연히 없어야 하지요. 경험 안 해 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저는 한 번으로 족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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