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z-Hugh-Curtis syndrome 궁금하세요?

이름도 어려운 병입니다. 도대체 저걸 어떻게 읽습니까? 아시는 분? 사람 이름이니 제 각각일 것 같기는 합니다만...저는 그냥 이 병의 다른 이름인 perihepatitis로 편하게 부릅니다.

Fitz-Hugh-Curtis syndrome이건 perihepatitis로 부르건 간에 이 병은 여성의 골반염의 증상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인 경우를 들면 젊은 여성이 며칠간의 심한 고열과 근육통, 두통을 앓으면서 우측 상복부를 움켜쥐고 병원을 방문합니다. 대개 개인의원이나 약국에서 감기몸살이라고 약을 먹다가 오는 경우가 많고 산부인과를 갔다가 산부인과 질환이 아닌 것 같으니 내과를 가보라고 해서 오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물론 38도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가 많고 진찰을 해 보면 우상복부를 심하게 아파합니다.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약간만 두드려도 소스라치게 놀라지요. 진찰대에 누우라고 하면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잘 눕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숨을 크게 쉬어도 아파하지요. 언뜻 보기에는 급성간염이나 급성담낭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구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만 비교적 구토나 미식거림등의 위장증상이 적고 움직일 때 많이 아파하는 (즉 복막이 자극되는 증상)이 더 심한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잘 물어보면 최근 냉이 많았다든지 하는 골반염을 시사하는 소견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산부인과 병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병을 참 많이 봤습니다. 왜냐하면..골반염이 골반 근처에 머물러 있을 때는 산부인과에서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골반쪽 (즉, 아랫배)는 멀쩡하면서 우측 상복부만 아파하는 경우가 있거든요.이런 경우 산부인과에서는 당연히(?) 내과를 가 보라고 하고...제가 보기에는 분명 Fitz-Hugh-Curtis syndrome 같은데 다시 돌아가라고 할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제가 입원시켜서 항생제로 치료하고는 좋아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으니까요..우리가 누우면 우상복부..즉 간이 있는 쪽이 dependant position 이기 때문에 뱃속에서 염증성 삼출액이나 고름등이 그 쪽으로 흘러들어가고 따라서 간 주위에 염증이 일어나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원발 병소와 증상이 나타나는 곳이 달라져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이지요..^^

문헌에 보면 이 병을 진단하는데 복강경으로 간 주위에 염증에 의한 밴드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구태여 그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병과 구별해야하는 대표적인 병들...즉, 급성신우신염, 급성 간염, 급성 담도염이나 담낭염을 몇가지 검사로 배제하면 (물론 여성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험이 있는 경우구요. 남성은 이런 병 없습니다) 거의 진단이 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면 급성골반염에 준해서 항생제 치료를 하면 하루하루가 눈에 띄게 좋아질 겁니다. 물론 산부인과에 다시 봐달라고 푸쉬도 하구요...^^

혹시 이런 증상을 갑자기 겪으신다면 산부인과를 가보시는 것이 순서구요..정 안 되면 저 같은 내과의사가 봐야겠지만서두..^^

덧글

  • Charlie 2008/10/15 18:58 # 답글

    전 '핏즈 휴 커티스 신드롬'이라고 불러요. 하지만 제 발음은 어디까지나 본토발음이 아.니.기. 때문에.. ;)
    DDx를 하나씩 소거해가는 건 정말 편리한 방법이예요.
  • 늑대별 2008/10/16 09:07 #

    핏즈 휴 커티스 라...으음..이제 외워질려나 모르겠습니다. 포스팅을 해 봤으니 말이죠. 그리고...챨리님은 본토발음 아니신가요?..ㅎㅎ
  • 위장효과 2008/10/15 19:25 # 답글

    원래 진단에서 Positive finding 못지 않게 중요한 게 Negative finding이죠. 하지만 일반인들이 그런걸 이해안하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건보공단에서 그딴 짓할땐 피가 거꾸로 솟지요...ㅡ,.ㅡ;;;.

    핏츠 휴 커티스...WPW만큼 발음하기도 힘들었지요 뭐^^;;;. 그런데 저도 많이 볼 거 같은데 의외로 많이 못 봤더라는...
  • 늑대별 2008/10/16 09:09 #

    그렇죠. 뭐뭐가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뭐가 없으니 이건 아니고...란 식으로 찾아들어가는 것이니까요. WPW는 원명을 잊어버렸습니다. 그거야 그냥 더불유 피 더울류로 알고 살죠..^^
  • 어부 2008/10/15 20:20 # 답글

    골반염 땜에 여성이 불임이 되는 경우가 꽤 많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 땜에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었군요.
  • 늑대별 2008/10/16 09:10 #

    여성 불임의 대표적인 원인이지요. 저 병, 무지하게 아파합니다. 환자가 꽤 고생하지요.
  • 양깡 2008/10/15 21:59 # 삭제 답글

    DDx. 임상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딱 찝어냈을 때의 짜릿함이랄까요? 핏츠 휴 커티스... 발음하기도 힘드네요~. 늑대별 선생님은 정말 딱딱 잘 찝어내시는 탐정이십니다. :)
  • 늑대별 2008/10/16 09:11 #

    DDx를 저 혼자하지 않고 환자랑 같이 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환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 병일 것 같다...라고 얘기하면 꽤 이해들 많이 하세요...^^
  • 2008/10/15 22:3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8/10/16 09:14 #

    하하..(웃으면 안되는데..) 고생 많이 하셨군요. 사실 저런 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의사를 만나면 빨리 해결되구요. 그렇지 않으면 한동안 뺑뺑이...그렇죠 뭐..^^ 이름이 기억 안나시면 늑대별 블로그를 검색...^^
  • 두빵 2008/10/15 23:21 # 삭제 답글

    보니....오랜만에 학생때 들었던 병명을 보는군요.

    전 다르게 생각합니다.
    산부인과에서 내과로 보내서 내과에서 신우신염, 당남영, 급성간염등등을 감별하여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면....다시 정중히 보내주는 것도 정상적인 상황이죠.

    하여간 역시...내과의사는 다르십니다. 외과는 좀 멍청해서...잘 모르지요...^.^
  • 늑대별 2008/10/16 09:16 #

    사실 지금 있는 병원에서는 제가 꽤 연배(?)가 있는 편이라..산부인과에다가 "다시 봐!"하면 되지만..환자가 다시 돌아가고 어쩌고 하면 불편해하시니까요..그냥 제가 먼저 치료를 시작하고 나중에 산부인과로...^^ 그나저나 마지막 문장은 외과전공이신 위장효과님이 보시면 어쩌시려구...ㅎㅎㅎ
  • 위장효과 2008/10/16 09:38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얼써 읽었습니다^^. 사실 의료계의 단.무.지(단순,무식,지루) 외과 맞지요 뭐^^.
  • 늑대별 2008/10/16 22:02 #

    단.무.지..재미있습니다. 너무 자학개그는 아니신지..^^
  • Hwan 2008/10/16 01:18 # 삭제 답글

    사실 응급의학과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병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도 내과와 산부인과가 서로 자기 환자 아니라고 싸워서... ^^; 참고로 과거의 진단 기준은 복강경을 통한 진단이 확진이었지만, 요즘에는 Dynamic CT를 찍어서 Arterial phase에 perihepatic enhancement를 확인하여 perihepatitis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CT에서 덤으로 PID 여부도 확인 가능하겠죠. 제가 레지던트 때 의국 선배님이 케이스를 모아서 국내 학술지에 발표했었습니다.

    응급실에서 경험으로 봤을 때 케이스가 적지 않은 편이고, 과거에 진단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은 채 발열과 leukocytosis로 항생제를 쓰다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수련 받을 당시 소화기 내과 교수님 한 분도 FHC syndrome이라는 진단명은 모르셨지만 이런 경우 항생제 쓰면 좋아진다고 경험적으로 아시더군요.
  • 늑대별 2008/10/16 09:19 #

    CT로 확진을 하는 방법도 있었군요? 하나 배웠습니다..^^ 의외로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산부인과, 여성전문병원에 오랫동안 있는 소화기내과의사라 많이 볼 수 밖에는 없었지요..저도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더라는..
  • Polycle 2008/10/16 06:08 # 답글

    산부인과에서 골반통의 원인으로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습 돌면서 한번도 보진 못했구요.
  • 늑대별 2008/10/16 09:22 #

    교과서로 배우는 것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환자를 실제로 보면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이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교과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구요. 아주 옛날에 봤던 교과서의 한토막이 나중에 환자를 볼 때 결정적인 힌트가 되기도 한답니다. 반짝!!..^^
  • drtrue 2008/10/16 09:58 # 답글

    넘 길어서 저희는 FHC 증후군이라고 읽죠..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학생 때는 아주 많지는 않다고 배운거 같았는데.. 응급실이나 외래에서 생각보다 많이 봅니다. PID 진단이랑 CT까지 맞아주면 확진 -_-

    역시 뱃속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병이더라구요.
  • 위장효과 2008/10/16 17:19 #

    자, 이것으로 최종 정리 완료되었습니다~~^^
  • 늑대별 2008/10/16 22:04 #

    역시 많이 보시지요? 아무래도 이 병의 발생률이 너무 낮게 평가된 것 아닌가요?...

    "뱃속은 다 거기서 거기"가 결론이란 말씀이십니까? 위장효과님? 그리고 최종정리는 주인장이 해야지요. 으음...반칙입니다. 반칙...^^
  • 위장효과 2008/10/17 00:53 #

    아뇨. 병명 읽는 방법이요^^(튀잣!!!)
  • 실습인생 2009/01/10 14:06 # 답글

    이게 그제 국시에 나왔습니다... 요런 환자가 왔는데 가장 흔한 균은 담중 뭣이냐? 하고 말입지요!!
  • 늑대별 2009/01/10 22:42 #

    하하...그러셨군요. 답은 맞추셨나요? 그런데...그 답이 뭐죠?..ㅋㅋ (gonorrhea 던가요?)
  • 실습인생 2009/01/11 11:29 # 답글

    gonorrhea는 보기 중에 없었고 chlamydia가 유일하게 골반염의 호발균으로 보기에 있길래 후딱 적었습니다..
    암튼 선생님의 포스팅 덕분에 한 문제 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늑대별 2009/01/11 14:38 #

    하하...도움이 되셨다니 고맙습니다. 이 참에 의학퀴즈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볼까요?..^^
  • 인턴의 2009/02/02 03:14 # 삭제 답글

    아...저도 국시서 봤는데 저는 먼지도 모르고 그냥 찍었습니다

    멀로 찍었는지도 기억이 안나욬ㅋㅋㅋㅋ
  • 늑대별 2009/02/02 09:16 #

    합격하신거지요? 이제 아시면 되지요 뭘..앞으로도 이런 비슷한 환자 많이 보시게 될 겁니다..^^
  • 경험자 2009/09/23 05:03 # 삭제 답글

    ㅋㅋㅋ 이 질환으로 일주일간 입원했었는데....
    정말 배아파서 숨도 잘 쉴 정도였는뎅 anti 2일정도 쓰고 hydration 하고 정말 좋아졌어용
  • ,, 2009/11/15 15:50 # 삭제 답글

    이 병 완치가 어렵다는데 꾸준히 항생제를 먹거나 하면 완치 할수있나요????????????
  • 2010/05/06 10:20 # 삭제 답글

    응급실에서 환자한테 급성담낭염이라고 했던 병..
    -_-
    선생님 덕분에 배우고 갑니다.
  • roehf2 2010/07/07 15:07 # 삭제 답글

    몇일전부터 완전 똑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갔는데 저희 과장님이 이병같다고 하던데.

    pain.이 2주정도 갈꺼라고 진통제밖에 해결방법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anti로 치료하면 쫌빨리 나아지나요?

    누우면 진짜 미친듯이 아파서 누울수가 없고 숨도 깊이 못쉬거든요. 위에 써있는 증상보고 똑같애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일주일전에는 아랫배가 아파서 GY갔더니 이상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있었는데 어제밤부터 꼭 Appe. site도 아닌데 정신이 혼미해질정도로 아프더라구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말도 있던데.. 대학병원에 가봐야 되나요? 불임가능성도 있는건가요? 심각합니다.-_ㅜ
  • 은퇴한술장이 2011/02/19 19:54 # 삭제 답글

    응급의학과 1년찬데요.ㅎㅎ 1년동안 한 20케이스 정도 본것같네요...OG에 니꺼 맞다고 바락바락 우기고.ㅎㅎ
    내과랑 OG 계속 싸우고.ㅎㅎ 사실 과 특성상 f/u 이 잘 안되서 예후는 잘 모르겠는데 안티 쓰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내과하고 산부인과 왔다갔다 하다가 진단명 듣고 너무 좋아하시는 환자분들도 계시고^^
    영상의학과 판독 받으러 가서.."핏츠 휴 같은데요..." "네 맞네요" 두마디 나누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ㅎㅎㅎ
  • 응급1 2011/02/22 19:58 # 삭제 답글

    어쩌다 보니 endemic 하게 이병이 많은 동네에 사는데.
    저흰 그냥 '핏츄'라고 부릅니다.
    이게 dependent position 이 RUQ라서 이쪽으로 올라가는거였네요. 그건 몰랐는데~
  • 실습학생 2014/04/05 08:03 # 삭제 답글

    저 이거 내과실습하면서 핏즈 휴 커티스 신드롬 걸린 분 봤어요! 근데 54세정도? 남자 분이셨어요!!
    그래서 담당 의사선생님이 논문 쓸 꺼라고 그러셨는데..어머어머 산부인과 질병이였군요.......
  • memek 2017/01/23 23:11 # 삭제 답글

  • 2018/09/03 00:4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03 00:4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1/14 13:59 # 삭제 답글

    선생님 안녕하세요
    궁금한게 있어서 문의드려요
    제가 딱 이증상으로 입원을 했는데 항생제치료이틀뒤부터 심한두통이 3일째 있거든요...
    실례가 안된다면 상담을 좀 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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