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탐정이다. 진료실 이야기

House M.D. 2 (모기불님의 이글루에서 엮었습니다.)

House M.D는 몇 번 본 일이 있다. 의학드라마의 종류중에 리얼리티로 말하자면 ER이 가장 현실을 잘 보여주는 드라마라면 모기불님 말씀대로 House M.D는 병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추리물에 가까울 것 같다.

모기불님 말씀에 가슴깊이 동감하는 것은 의사는 신이 아니라 탐정에 가깝다는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셜록홈즈와 괴도 루팡에 심취해 있었고, 지금도 환자를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이 정체를 숨기고 암약(?)하는 병을 찾아내는 일인데...아주 사소한 실마리가 병을 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데서 어렸을 때 읽었던 탐정소설을 떠 올리게 된다. 이미 포스팅을 한 바 있던 결국 환자에게 답이 있다 에서도 다리에 나 있던 발진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겨드랑이의 상처에서 결정적 단서를 찾았듯이 말이다. 

비슷한 예도 또 있는데 오래 전, 아주 오랫동안 이유없이 힘들어하고 식욕도 없는 60대 여자환자를 입원시켜서 검사를 한 일이 있다. 수많은 병원을 찾아다녔는데도 이유를 찾지 못했던 환자였는데..기본적인 검사를 하면서 매일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분의 말씀 중 아기를 낳을 때 난산을 했다는 얘기가 언뜻 나왔다. 순간, 혹시 분만중 심한 출혈을 하고난 뒤 생기는 Hypopituitarysm(뇌하수체기능저하증)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결과는 역시 그 것이었다. 수많은 대학병원과 의사들이 찾아내지 못 한 병을 조그만 병원의 의사인 내가 (그것도 그 쪽 분야의 전문의도 아니면서) 찾아낸 것이다. 이럴 때는 정말 짜릿한 느낌이다. 마치 사소한 물건의 위치가 달라진 걸 알아챔으로서 범인을 잡은 탐정같이 말이다.

4년전쯤에는 3일동안 맹장염이다, 골반염이다 하면서 진단이 오락가락하며 배가 아파 데굴데굴 구르던 anisakiasis 환자를 찾아내 단박에 해결한 일도 있었다. 역시 뿌듯한 느낌을 받는 증례이다.

그렇지만...탐정이 항상 범인에게 이길 수만은 없듯이..실마리를 오해해서 또는 추적과정에 오류가 생겨서 전혀 엉뚱한 곳에서 헤매는 일도 있는데...이런 경우 결국 오진으로 귀착이 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혼자만의 생각은 그런 오류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항상 있을 수 밖에 없으며 그래서 협진 (consult)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탐정의 의견을 듣고 내가 추적하는 방법에 오류가 없는지 점검을 해야하는 것이다. 내가 추적과정에서 오류를 범해 범인을 놓치게 되면, 즉 진단과정이 잘 못 되어 오진을 하게 되면  그 오진을 한 의사는 정말 괴롭다.

백번 공감하는 모기불님의 결론으로 글을 맺는다.

의사들도 독빠지게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만일 당신이 충분히 조사를 하고 당신의 의지로 의사를 골랐다면, 그 의사를 절대적으로 믿어야 한다. 만일 믿음이 흔들린다면 다른 믿을 수 있는 의사에게 가라. 그러나 일단 의사에게 생명을 맡겼다면 그 의사를 절대적으로 믿어라. 의사들은 종종 오진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고의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아닌 한 그것은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 그렇다. 그 오진을 줄이려고 노력을 최대한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덧글

  • 어부 2008/07/23 09:10 # 답글

    돼지고기를 날것으로 드신 분이 병원에 내원을..... (으으음)
  • 늑대별 2008/07/23 16:58 #

    돼지고기 날 것으로 드시면 cysticercosis..그것도 뇌로 올라가면 큰 일인데요..누가 그랬대요?
  • 어부 2008/07/23 21:47 #

    아차, 생선회인데 돼지고기로 착각. (이럴루가)
  • 위장효과 2008/07/23 22:27 #

    Byontae님 예전에 포스팅 하셨지만 생선도 날로 먹기가 무섭다니까요...(anisakiasis가 한 번 직통으로 걸리면...정말 난감)
  • 늑대별 2008/07/24 09:03 #

    갑자기 돼지고기 말씀을 하셔서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답글을 어째야 할까...하구..^^
  • 이오냥 2008/07/23 10:28 # 답글

    명탐정 늑대별로 이글루 이름을 바꾸시는 겁니다 흐흐
  • 늑대별 2008/07/23 17:11 #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런데 그게...명탐정 어쩌구 하면 그나마 들러 주시던 분들도 안 오실 것 같아...^^; 이오냥님 반갑습니다. 어디서 많이 뵌 듯한 닉이더만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 작나무 2008/07/23 14:29 # 답글

    오가는 트랙백 속에 싹트는 애정...(두근두근 +ㅂ+)
  • 늑대별 2008/07/23 17:13 #

    트랙백..이거 매우 좋은 방식인 것 같아요..^^ 그나저나.."싹트는 우정"이라고 해 주시면 안됩니까? 남자끼리 "애정"이라뇨..ㅠ.ㅠ
  • 2008/07/23 18:5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8/07/24 09:00 #

    안녕하세요..말씀 하신 곳 가 보았습니다. 좋은 곳이더군요. 메일을 보내드리면 되나요?
  • byontae 2008/07/23 20:53 # 답글

    탐정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지만, 정황과 증거를 통해 추론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예술에 가까워 보입니다. 멋져요 :D
  • 늑대별 2008/07/24 09:02 #

    기본적으로 아는 게 많아야 추론이 정확해지니까요..공부를 계속해야되는데 그 참...^^;
  • 2008/07/24 23:5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네코쨩 2008/07/25 10:04 # 답글

    저도 단순히 현기증이 심해서(본디 저혈압이었는데, 근무중에 머리에서 피가 아래로 싹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시야가 까매지고(시력이 없어지고), 청각이 맛이 가고(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웅웅거리고), 균형감각 사라지고(내가 서있는건지 앉아있는건지 알수 없음), 촉감도 맛이 가고(내가 뭔갈 잡고 있는건지 집고 있는건지 바닥에 손을 대고 있는건지 명확하지 않음).... 여기까지는 평상시와 별 다름이 없는데
    그 시간이 촘 많이 길어진다 싶더니(사실 시간개념도 그닥.... 얼마나 멍-하니 있었는지 전 잘 몰라요;;), 시력이 회복되면서 온 몸이 미친듯이 저릿저릿해오면서 심장이 미친듯이 뛰길래 병원에 갔었더랬습니다.
    피검사, 심전도검사, 심장초음파 등등 이것저것 다 검사해보더니 판막에 이상이 있지만(이유는 까먹었고, 판막에 떨림현상이 있다 하더군요.), 목숨엔 지장없으니 그려려니 살라고 하더군요.. ㅋㅋㅋㅋㅋ
  • 늑대별 2008/07/25 19:00 #

    오우...원인은 알 수 없지만 저혈압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되신 것 같네요..지금은 괜찮으신 거죠?..^^
  • 네코쨩 2008/07/25 23:34 #

    그때 당시의 원인은 육체노동을 하면서 수분첩취를 안해서. 였었어요..- _-;;;

    제가 남들에비해 갈증을 못참는 성격이라 조금만 목말라도 물을 벌컥벌컥마셨는데, 일 시작한 첫날인데다 업무가 많아 물을 마시질 못했더니 그리 된거였어요.

    그때 의사선생님이 A4용지 한장 건네주면서 유의점이니 습관을 들이라고 하셨었는데.. 넘흐 많아서 다는 기억 못하구요..
    -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것.
    -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질 것.
    - 운동 할 것. (.......이건 어느 병원을 가든 듣는....)
    - 현기증이 오면 무리해서 참지 말고 앉거나, 누워서 피가 다시 머리로 올 수 있도록 도와 줄 것.
    등등등이었어요.

    요새는 뭐... 저때처럼 심한적은 없어요^^
    랄카 애초에 현기증은 없으면 '뭔가 하나 빠진거 같아!!' 라는 일상생활이라서..- _-;;;
  • 네코쨩 2008/07/25 23:36 #

    아. 덤으로 어느 병원을 가든 듣는 지침이..
    - 스트레스 줄일 것.(혹은 받지 않도록 할 것.)
    - 잠시 일을 쉬고 휴식을 취할 것. (혹은 안정)

    .....이랑 저 운동하라는 말이죠.. ㅎㅎㅎㅎ


    당연한 말이지만, 오히려 당연해서 지키기 힘든 말이기도 하죠..(핑계지만요..ㅎㅎ)
  • 늑대별 2008/07/25 23:39 #

    아하...그러셨군요? 그런데 저 "스트레스 줄일 것 또는 받지 않을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스트레스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면 거의 도를 튼 경지라는 게...^^;
  • grad schoo 2014/08/01 18:25 # 삭제 답글

    의사, 홍보 유지하거나 질병, 부상, 기타 신체 및 정신 장애의 연구, 진단 및 치료를 통해 인간의 건강을 복원과 우려 의학을 실천 전문이다.
    http://www.gradschoolstatementofpurpose.com/
  • Derae 2015/01/07 07:33 # 삭제 답글

    다행히 의사 들은 더 신중
  • alat sex 2015/08/22 15:43 # 삭제 답글

    아주 멋지다
  • Perangsang 2015/09/03 11:36 # 삭제 답글

    I'm very interested in what is always discussed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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