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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진료에는 가능하면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진료실 이야기

VIP 증후군을 아시나요? 에서도 언급했듯이 잘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또는 정말 VIP 라는 이유로 편의를 봐주다가 사고를 치는 경우를 VIP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자꾸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내시경검사를 주로 하다보니 병원 직원들이 지인들의 검사예약을 잡아 놓는 것입니다. 가끔 모르는 환자가 내시경검사로 접수되어 있어 " 이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물으면 "누구누구 직원의 가족인데요...검사를 받겠다고 해서..."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두번 오기 불편해서 직원들이 저에게 검사예약을 잡아 놓은 것이지요.

물론 저도 저에게 오랫동안 다니신 분들은 전화로도 내시경검사를 예약해 드립니다. 편의성이라는 것이 꽤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구요.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전혀 모르는 환자가 내시경검사만 하신다니..그 분들이 아무 이상 없이 검진목적으로 하는 것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거야 말로 검사만 해 드리고 검사한 분야에 대해 제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니까요..문제는 증상이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위장관질환의 증상이라는 것은 대개 그게 그 것입니다. 분명 위가 아픈 것 같은데 실제로는 담석증이라든지 간염이 경우도 있고 췌장이나 대장의 이상이 위가 안 좋은 것 처럼 느껴질 때도 많답니다. 그러니...병력청취나 문진 그리고 진찰이 그런 질환들을 감별하는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혀 그런 것을 못 했으니 비록 내시경검사는 잘 해 드렸지만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엉뚱한 진단을 내려 병을 악화시킬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내시경실에서도 간단한 문진은 가능하지만 진료실에서처럼 철저한 문진이나 진찰은 불가능하니까요. 그러니...직원들분들도, 또 저를 하는 지인 분들도 가능하면 진료에 원칙을 지키셨으면 합니다. 그 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니까요.

그런데...원칙을 강조하면 "그 인간 까칠하네..."라는 소리를 들으니...그게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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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P (빕스간 이야기 아님) 2009/09/22 13:45 #

    여자저차한 사정으로 오늘 오후동안은 종합검진센터에서 문진하는 유닛으로 탈바꿈했다. 신종플루 임시진료소 파견에 이은 두번째 경사다. 이곳에서 내 역할은 기본적인 문진을 담당하는 일, 이는 편안히 앉아서 '과거에 앓으셨던 질환 있으세요?', '드시는 약 있으세요?', '가족력 있으세요?'의 3종 질문 셋트만 무한대로 반복하면 끝나는 단순노동이다. 따라서 내게 주어진 다섯 시간은 정형외과 외래에서 캐스트를 말거나 톱질을 ...... more

덧글

  • 2009/09/22 04:5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9/09/22 17:28 #

    에이...비밀글님이 그렇게 겸손하시면 제가 어떻게 됩니까? 제가 혜택을 받고 있는데...^^

    연결해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자주 가서 글 잘 읽고 있는데 덧글은 자주 못 답니다. 죄송...^^;;
  • 위장효과 2009/09/22 08:04 # 답글

    별 수 없습니다. "그 인간 까칠하네."소리 들어도 제대로 해 놔야 나중에 가서 더 큰 일 안 생기죠^^.
  • 마바리 2009/09/22 14:16 # 삭제

    잠시 까칠한 사람이 되는 것이 인생을 편하게 사는 요령이 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늑대별 2009/09/22 17:28 #

    뭐 이미 듣고 삽니다. 그런데 더 까칠해 보일까 봐 걱정인거죠...^^;
  • 暗雲姬 2009/09/22 08:48 # 답글

    사촌오빠가 있는 병원에 우리 부모님이 20년 넘게 다니면서도 일체 아는 체를 하지 않았지요.
    어머니 돌아가시기 이틀 전엔가야 오빠가 중환자실을 들여다보아 담당의사님이 이모님이냐고 놀라더라구요.
    서로 불편하고 부담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늑대별 2009/09/22 17:29 #

    조금 편의를 봐 드릴 수야 있지만 그게 결국 그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신경이 쓰이거든요.
  • 키포스 2009/09/22 13:55 # 삭제 답글

    소신껏~!
  • 늑대별 2009/09/22 17:29 #

    감사합니다...^^
  • 2009/09/22 22:2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9/09/24 10:19 #

    이런!!! 그 사람들 참 문제군요. 항상 목소리 크고 우겨대는 사람들이 이기는 세상이다보니...그래도 기운 내시구요. 그 인간들은 그러다가 제 명에 못 살거예요...^^;
  • 해적 2009/09/23 17:32 # 답글

    원래 좀 까칠 하쟎아??? ㅎㅎ
  • 늑대별 2009/09/24 10:20 #

    으음....그, 렇, 지??
  • 자유 2009/09/23 22:41 # 삭제 답글

    그 놈의 VIP. :)
    서로 부담 없는 선에서 편의를 봐주는 정도에서 그친다면 좋겠지만, 저렇게까지 된다면 좀 그렇겠네요.
  • 늑대별 2009/09/24 10:20 #

    네, 아무래도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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