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 여섯째 날 살아가는 이야기

아마도 오늘의 포스팅이 영국에서 올리는 포스팅의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내일은 딸아이가 학교 기숙사로 들어가는 날이고 같이 들어가서 짐 챙겨주고 나오면 이 노트북도 딸아이와 함께 학교로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지금 묵고 있는 곳은 따로 컴퓨터가 없습니다. (TV도 없기 때문에 내일 밤은 꽤 지루할 듯 싶습니다..ㅠ.ㅠ)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내셔널갤러리에 들렀습니다. 내셔널갤러리는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회화들을 전시하는 곳으로 바로 앞에는 트라팔가 광장이 있습니다.
트라팔가 해전에서 프랑스와 스페인의 연합함대를 무찌른 넬슨제독의 동상이 높이 서 있습니다. 내셔널갤러리는 이렇게 생겼구요.
그런데 트라팔가광장 옆에 이상한 광경이 있습니다? 동상이 있어야 할 곳에 웬 젊은 여성이 앉아있는 것입니다. 보이십니까?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동상을 세우기 위해 뭔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만...사실은 그게 아니라 저 살아있는 사람 자체가 동상이었습니다. 2시간씩 배정을 해서 뭔가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준다는군요. 세상에서 단 한나밖에 없는 동상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랍니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말이지요..
그런 내용이 적혀있는 현판입니다. 저 분은 아주 유명한 조각가라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본 동상(?)은 뭔가를 강력하게 외치고 있는 다른 동상(?)이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광경이었습니다...^^

내셔널갤러리는 회화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라 사진촬영이 불허되어 있어 사진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한가지 관람의 팀을 드리자면 정문으로 들어가지 마시고 반드시 후문으로 들어가셔서 정문으로 나오시는 코스를 택하시라는 거...후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오는 코스로 돌면 중세 - 르네상스시대 - 바로크시대 - 전기 인상파 - 후기 인상파 - 현대 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회화들이 발전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기 쉽다는 것이지요. 그림에 문외한인 저도 그렇게 설명을 들으며 봤더니 좀 알 것 같더군요.

대가들의 그림들도 직접 보고...마침 관람객들도 많지 않아 정말 쾌적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하나하나를 자세히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더군요. 흐름은 대충 알았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정말 찬찬히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가끔 이런 그림들이 한국에도 특별전시를 하러 오는데 정말 그 곳에 가면 사람한테 치어서 보기도 어렵고 값도 비싸고....무려 내셔널갤러리는 무료입장이라는 것 아닙니까...^^

대영박물관과 다른 점은 여기에 전시된 그림은 다른 나라에서 뺏어온 것들이 아니라 기금으로 역대 관장들이 다 사 모은 것이라는 점입니다. 정말 대단한 투자가 아닐런지요. 이런 그림을 직접, 그리고 자주 볼 수 있는 시민들은 참 축복받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후에는 딸아이의 학교로 교복과 체육복등도 살겸 다녀왔습니다. 백년이 넘은 학교라서 그런지 외관은 무슨 성 같았고 내부는 정말 낡았더군요. 사감선생님은 나이 많은 전형적인 영국 아주머니...인상은 좋아보였습니다. 다행히 딸아이도 그 분위기가 싫지는 않는지 생글거리고 웃더군요. 사실...그게 제일 다행스런 일입니다. 앞으로 언어문제나 적응문제로 꽤나 힘들텐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엄마를 닮았나봅니다..^^

좀 늦게 숙소로 돌아와서 내일 가지고 들어갈 짐 다시 챙기고..미국에 계시는 할머니, 고모 가족들과 화상전화로 인사하고 이제 잠들었습니다. 내일은 좀 늦잠을 자도 내버려둬야 할까 봅니다.

잠 푹 자고...이제 혼자서 많은 일들을 해결하고 헤쳐나가야 하는구나. 현명하고 침착하게...잘 해 나갈 줄 믿는다. 내 딸아!

한국은 이제 아침시간인가요? 저는 이제 한국에 돌아가서 금요일 밤에나 접속을 할 것 같습니다. 토요일에 바로 일을 시작하고..주말에 시차적응 좀 해야겠지요. 주말에는 영국 여행의 총정리 겸 민박집과 여행가이드에 대한 얘기를 좀 할까 합니다. 한국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덧글

  • 暗雲姬 2009/09/02 10:24 # 답글

    한국인들은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무엇을 하는 데는 서툴지요.
    눈이나 귀나 머리가 바빠야나 비로소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안심하는...덕분에 온갖 최신 기기가 잘 팔리는 경향이 있을 걸요.
    안 그러면 하다못해 신문이라도 들고 있어야 마땅하다고?
    요즘은 컴퓨터가, 그것도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그것도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있어야 하고,
    스물 네 시간 영화가 나올 수 있는 케이블이 연결된 TV가 있어야 하고...etc.
    설마 별님도 그런 중독이 있는 건 아니겠지요?
    오늘 밤엔 도란도란 각시와 이야기 많이 하세요.
  • 늑대별 2009/09/06 01:05 #

    저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중독 맞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은 딸아이 학교에 넣어주고 심란해서 맥주만 들이켰지요..ㅠ.ㅠ
  • Charlie 2009/09/02 10:33 # 답글

    이렇게 신경쓰시고 잘 해주시니 예쁜 따님께서도 잘 해나가시리라 믿쑵니다. :)
    남은 여정 잘 보내시고,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금요일 밤에 뵈어요. :)
  • 늑대별 2009/09/06 01:06 #

    잘 적응해부면 아무 걱정없을 것 같아요. (사실, 걱정이 왜 없겠습니까만은...^^;) 잘 지내시지요?
  • 먹보 2009/09/02 11:10 # 답글

    선생님 덕분에 영국 여행을 미리 해 본 거 같습니다ㅎㅎ
    외국을 한 번 떠 봐야하는데..+_+ 따님이 부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만
    잘 되겠죠~영국에서 돌아오면 동료분들에게 기념품 주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ㅋ


  • 늑대별 2009/09/06 01:06 #

    저도 유럽은 처음 간 거라...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먹보님도 곧 유럽여행 하실 날이 오겠지요..^^
  • Beatriz 2009/09/02 14:01 # 답글

    저 1시간짜리 동상... 두어 주 전에 한국 분도 있었어요.
    브이포 벤데타 가면 쓰고 MB OUT 플래카드 들고 계셨다는... ^^;

    따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여학생들은 보통 적응이 빠르고, 아예 어릴 때 오는 친구들보다는 어느 정도
    머리가 큰 친구들이 더 잘 적응하는 것 같더라구요. 학교도 마음에 드신다니 잘 됐네요~ ^^
  • 늑대별 2009/09/06 01:08 #

    아, 그랬군요? 한국 사람이 있었으면 더 재미(?) 있었을 것 같은데..^^ 딸아이는 적당한 나이인 것 같기는 한데 마음이 약한 편이라 좀 걱정이지요..
  • 롬군 2009/09/03 04:53 # 답글

    영국 여행기 잘 봤습니다.. 라고 적고 보니 너무 상투적이네요[..]
    따님은 외국이라도 잘 할 거에요. 늑대별님 딸이잖아요 :)
  • 늑대별 2009/09/06 01:08 #

    하하....제 딸이라서 걱정인 겁니다. 제가 참 소심하거든요..ㅋㅋ
  • 택씨 2009/09/03 11:09 # 답글

    트라팔가 광장의 2시간 대여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TV에서도 소개가 되었어요. 문화적으로 앞서 간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겠더라구요.
    따님도 영국생활에 빨리 적응할 것 같군요.
  • 늑대별 2009/09/06 01:09 #

    아, 그렇군요? 정말 기발한 생각 같더라구요..^^
  • 2011/03/08 11:2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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