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습니다. 80세가 다 되신 할아버지께서 천천히 걸어들어오시더군요. 5년전쯤 다른 과에 진료를 보신 적이 있는..그리고 저에게는 초진환자분입니다. 부인이 같이 오셨는데 어디서 뵈었던 분이더군요. 알고보니 부인이 얼마전 저에게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으셨는데..할아버지도 요즘 변이 안 좋으셔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고 싶으시다고...그런데, 얼굴에도 병색이 완연하고 병력을 묻다보니 이건 너무 화려(?)합니다. 신부전증으로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으시고 계시고. 얼마전에는 모 대학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입원하셔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넣고 한달간 입원하셨답니다.
아무리 따져봐도 대장내시경검사를 저희병원에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여서 일부러 찾아와 주신 것은 고마운데, 아무래도 대학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하셔야 될 것 같다고..투석을 하러 다니는 신장내과의원 선생님( 마침 알고지내는 제 후배더군요)께도 전화를 해서 상의하고 했지요. 그런데 자꾸 저희병원에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는 것에 미련을 갖고 계신 부인께 다시 한번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할아버지 표정이 이상해집니다. 눈에 촛점이 없어지면서 고개를 서서히 떨구시더군요. 벌떡 일어나서 환자를 만지는 순간, 피부가 축축하고 식은땀이 나 있으며 차가웠습니다. 이런! 뭔가 문제가 크게 생긴 겁니다. 급히 응급실로 이송해서 수액과 산소를 주면서 혈압을 체크하고 심전도를 찍으니 심장박동도 느려지고 심전도 상에서도 심근경색이 보이더군요. 저희 심장내과 선생님이 오셔서 환자 봐 주시고 (다행히 곧 의식은 회복했습니다) 얼른 구급차로 대학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는데...이 할아버지 고집이 또 대단하십니다. 일단 집에 갔다가 알아서 대학병원에 가신다고..
이런 중환자에게 대장내시경검사를 해 달라고 했으니...식겁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혈액을 내 보내는 심장에서 펌프작용을 하지 못 해서 생기는 쇼크입니다.
쇼크 (shock)의 정의는 .."shock is acute circulatory failure leading to inadequate tissue perfusion and end-organ injury"라고 합니다. 해석하자면 "쇼크란 급작스런 순환장애로 말미암아 조직에 충분한 혈류의 관류가 안되고 결국 장기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ciritical care medicine tutorials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간단히 말하면 혈액이 몸 속 구석구석에 잘 가려면 혈압이 적당히 유지되어야 하는데 (수돗물이 가정까지 잘 가려면 수압이 유지되어야 하듯이) 이 혈압이 유지가 안 되는 상태가 쇼크인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입니다. 이 쇼크의 분류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1. 펌프작용이 안 될 때 (심인성 쇼크) - cardiogenic shock
1) 심장박동이 너무 느려질때나 너무 빠를 때 : 심장빈맥, 서맥, 전도장애 (즉 각종 부정맥)
2) 심장근육의 수축력이 떨어졌을 때 : 심부전, 심근경색
3) 심장이 다른 것에 의해 눌렸을 때: cardiac tamponade (심장근육과 심낭사이에 피가 갑자기 고이는 것을 말합니다)
4) 심장밸브의 문제: 갑자기 밸브가 터지면 수축을 해도 피가 나가지를 못 할 테니까..
2. 피가 모자랄 때 - hypovolemic shock
1) 급성 출혈 - 위장관이든 사고나 외부충격에 의한 복강내 출혈이든 마찬가지입니다.
2) 심한 탈수 - 설사나 고온에서의 노동등..
3) 염증이 심할때나 어디가 부었을 때 체액이 이 쪽으로 빠져나가도 생길 수 있습니다.
3. 압력을 유지해 주기 위한 저항이 없어졌을 때 : 말초혈관의 수축이 안되고 늘어나 버렸을 때. - vasodilatation
1) 패혈성 쇼크가 대표적인데 패혈증을 일으키는 독소들이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압을 떨어뜨려 버립니다.
2) 신경을 심하게 다쳐도 혈관저항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3) anaphylactic shock도 이런 경우인데 약물이나 뱀, 벌독소에도 과민반응을 일으켜서 쇼크가 오는 경우가 있지요.
아무튼 어떤 경우의 쇼크든지 일단 일어나면 매우 빨리 진행하고 치명적이 될 수 있으므로 빨리 처치를 해야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일단 쇼크가 의심되면 shock position (머리를 아래로 하고 다리를 들어올려 놓은 자세입니다)을 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면 기도를 확보하고 재빨리 119를 불러여겠지요. 호흡이나 심박동마저 없다면 심폐소생술까지 해야겠지만 그런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기를..
사실 몇년전에도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쓰러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비교적 건장하신 분이었는데 밤 사이 항문으로 출혈이 된다고 오신 분이었습니다. 별로 심하지 않다고 하고 혈압도 정상이어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자고 하고서는 막 진료실 밖으로 나가셨는데 밖에서 "꿍"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문을 박차고 나갔더니 글쎄..지금 막 멀쩡하게 나가신 분이 얼굴이 창백해지신 상태로 쓰러져 계시고 바지에서는 빨간 혈액이 배어 나오고 있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장 게실에서 동맥이 터져 피가 분출하는 것이었고 순간적으로 다량의 출혈이 생기면서 출혈성쇼크가 온 것이었습니다. 빨리 대학병원으로 옮겨 무사히 치료를 하셨지만..역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외래에서 이런 환자를 만나면 정말 심장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ㅠ.ㅠ
아무리 따져봐도 대장내시경검사를 저희병원에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여서 일부러 찾아와 주신 것은 고마운데, 아무래도 대학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하셔야 될 것 같다고..투석을 하러 다니는 신장내과의원 선생님( 마침 알고지내는 제 후배더군요)께도 전화를 해서 상의하고 했지요. 그런데 자꾸 저희병원에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는 것에 미련을 갖고 계신 부인께 다시 한번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할아버지 표정이 이상해집니다. 눈에 촛점이 없어지면서 고개를 서서히 떨구시더군요. 벌떡 일어나서 환자를 만지는 순간, 피부가 축축하고 식은땀이 나 있으며 차가웠습니다. 이런! 뭔가 문제가 크게 생긴 겁니다. 급히 응급실로 이송해서 수액과 산소를 주면서 혈압을 체크하고 심전도를 찍으니 심장박동도 느려지고 심전도 상에서도 심근경색이 보이더군요. 저희 심장내과 선생님이 오셔서 환자 봐 주시고 (다행히 곧 의식은 회복했습니다) 얼른 구급차로 대학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는데...이 할아버지 고집이 또 대단하십니다. 일단 집에 갔다가 알아서 대학병원에 가신다고..
이런 중환자에게 대장내시경검사를 해 달라고 했으니...식겁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혈액을 내 보내는 심장에서 펌프작용을 하지 못 해서 생기는 쇼크입니다.
쇼크 (shock)의 정의는 .."shock is acute circulatory failure leading to inadequate tissue perfusion and end-organ injury"라고 합니다. 해석하자면 "쇼크란 급작스런 순환장애로 말미암아 조직에 충분한 혈류의 관류가 안되고 결국 장기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간단히 말하면 혈액이 몸 속 구석구석에 잘 가려면 혈압이 적당히 유지되어야 하는데 (수돗물이 가정까지 잘 가려면 수압이 유지되어야 하듯이) 이 혈압이 유지가 안 되는 상태가 쇼크인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입니다. 이 쇼크의 분류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1. 펌프작용이 안 될 때 (심인성 쇼크) - cardiogenic shock
1) 심장박동이 너무 느려질때나 너무 빠를 때 : 심장빈맥, 서맥, 전도장애 (즉 각종 부정맥)
2) 심장근육의 수축력이 떨어졌을 때 : 심부전, 심근경색
3) 심장이 다른 것에 의해 눌렸을 때: cardiac tamponade (심장근육과 심낭사이에 피가 갑자기 고이는 것을 말합니다)
4) 심장밸브의 문제: 갑자기 밸브가 터지면 수축을 해도 피가 나가지를 못 할 테니까..
2. 피가 모자랄 때 - hypovolemic shock
1) 급성 출혈 - 위장관이든 사고나 외부충격에 의한 복강내 출혈이든 마찬가지입니다.
2) 심한 탈수 - 설사나 고온에서의 노동등..
3) 염증이 심할때나 어디가 부었을 때 체액이 이 쪽으로 빠져나가도 생길 수 있습니다.
3. 압력을 유지해 주기 위한 저항이 없어졌을 때 : 말초혈관의 수축이 안되고 늘어나 버렸을 때. - vasodilatation
1) 패혈성 쇼크가 대표적인데 패혈증을 일으키는 독소들이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압을 떨어뜨려 버립니다.
2) 신경을 심하게 다쳐도 혈관저항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3) anaphylactic shock도 이런 경우인데 약물이나 뱀, 벌독소에도 과민반응을 일으켜서 쇼크가 오는 경우가 있지요.
아무튼 어떤 경우의 쇼크든지 일단 일어나면 매우 빨리 진행하고 치명적이 될 수 있으므로 빨리 처치를 해야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일단 쇼크가 의심되면 shock position (머리를 아래로 하고 다리를 들어올려 놓은 자세입니다)을 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면 기도를 확보하고 재빨리 119를 불러여겠지요. 호흡이나 심박동마저 없다면 심폐소생술까지 해야겠지만 그런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기를..
사실 몇년전에도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쓰러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비교적 건장하신 분이었는데 밤 사이 항문으로 출혈이 된다고 오신 분이었습니다. 별로 심하지 않다고 하고 혈압도 정상이어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자고 하고서는 막 진료실 밖으로 나가셨는데 밖에서 "꿍"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문을 박차고 나갔더니 글쎄..지금 막 멀쩡하게 나가신 분이 얼굴이 창백해지신 상태로 쓰러져 계시고 바지에서는 빨간 혈액이 배어 나오고 있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장 게실에서 동맥이 터져 피가 분출하는 것이었고 순간적으로 다량의 출혈이 생기면서 출혈성쇼크가 온 것이었습니다. 빨리 대학병원으로 옮겨 무사히 치료를 하셨지만..역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외래에서 이런 환자를 만나면 정말 심장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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