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저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성격이 조금 못 됐는지도..^^) 환자 분이 수긍할 때까지 설명을 하지요.
" 사실, 의학에는 100%라는 것이 없다. 통계적으로 의미없는 차이를 보이면 그 것은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기형의 확률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고 만약 기형이 생긴다면 누구나 약물을 의심할 수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판명되거나 그 약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예로 "B형간염산모에게서 모유수유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B형간염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를 모유수유를 한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서 연구를 해 보면 두 군 사이에 수직감염의 빈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지만 10%정도는 아무리 예방조치를 해도 수직감염이 이미 태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만약에 모유수유를 한 산모가 아기에게 수직감염이 된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면 '모유수유를 하지 않았으면 괜찮지 않았을까..'하는 후회가 되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안전한 것을 알면서도 모유수유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는 의사도 있게 되는 것이다"
환자분도 일견 수긍을 하시면서도 아직까지는 미심쩍은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제 첫 아이가 심실중격결손증(VSD)이거든요. 그런데 이 병원에서 임신 5개월까지 다니고 이후에는 미국에서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그 곳에서 출산을 했거든요? 그런데 전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어떻게 그 사실을 여기서도, 미국병원에서도 모를 수가 있나요?" 제가 반문 했습니다. " 아, 그러셨군요? 그럼 아기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혹시 수술 했나요?" "아니요. 작은 구멍이라고 그냥 두고보자고 해서 그냥 검사만 하고 있어요." "그렇죠? 아마..그 결손이 아주 작았을 거예요. 그래서 임신 중에 초음파검사를 해도 잘 안 보였을 거예요." "아니, 그래도 요즘 검사가 얼마나 정밀한데..그 걸 못 봐요?" "저기요..그렇게 되는 게 맞아요. 왜냐하면...만약 검사가 엄청나게 민감해서 (sensitivity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이상도 발견할 수 있다고 해 봐요. 그러면 당연히 정상인 아기도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거든요? (false positivity가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아마 아주 작은 이상이 있는 아기를 발견할 수도 있는 반면 분명히 별 이상이 없는 아기가 비정상으로 판정되어서 위험한 시술을 받게 되거나 어쩌면 인공유산을 시키는 일도 벌어질 겁니다. 그러니, 선별검사라는 것은 적당한 민감도를 가진 검사를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어쩌면 아주 작은 이상은 넘어가더라도 말입니다."
결국..대화는 수면유도제의 임신과 관계된 안전성으로부터 의사들이 산모에게 확신에 찬 그리고 단정적인 답을 해 주지 않는 이유로..그리고 선별검사방법에서 민감도의 문제로 엄청난(?) 궤적을 그리면서 끝났습니다. 시간은 꽤 걸렸지만 그래도 환자 분이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어느정도의 대답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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