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물들은 요즘 아이들 살아가는 이야기

저녁을 먹으면서 딸내미가 물어봅니다.

"아빠, 여기저기 건물을 빌려주고 그러는 직업이 있어?"
"으음...임대업 같은 것 아닐까? 건물을 가지고서 남한테 빌려주고 세를 받아 사는 사람들 말이야"
"응, 그렇구나..."
"왜? 왜 물어보는데?"
"수학학원에 어떤 애가 있는데..그 애 아빠가 그런 일을 하나 봐. 그런데 사장이래?"
"뭐...사장이라고 하겠지"
"걔가 자랑 무지 한다? 자기네 아빠는 매일 10시까지 자다가 일어나고 자기랑 놀아준다고..회사도 일주일에 두번밖에 안 간대"

이거 뭐라 얘기를 해야할 지 순간 갈피가 안 잡힙니다..^^;;

"그런 사람들 있지. 무지 돈이 많을거야. 건물이 자기 것이고 세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돈 받으러 가끔 나가면 되니까..회사는 무슨..
낮에 출근도 안 하고 골프치고 놀러다니는 사람들이 다 그런 사람들이지 뭐."
"걔는 자기네 아빠 차는 벤츠고 엄마 차는 토러스고...그렇게 자랑해. 다른 아이들은 걔가 그런 말 하면 다들 와~ 와~ 그러고..그러니 걔는 더 신나서 얘기해 글쎄.."
"글쎄...정당하게 벌어서 돈이 많은 거야 나쁜 일이 아니지만..세상에 그런 사람들만 있으면 안되겠지? 열심히 일하고 정당하게 돈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져야지. 그 건물에 세를 들어 장사하는 사람이 장사가 잘 되어서 세도 내고 돈도 많이 가져가면 괜찮지만 열심히 일하는데도 장사가 안되어서 세만 내고 자기가 돈을 가져가지 못하면 그것은 좀 불공평하잖아. 그지? 그리고 그렇게 놀면서 지내면 재미없을거야.."

아이들이 아파트 평수에 따라 친구도 사귀고 논다던데...정말 심각하군요. 다행히 울 딸내미는 그런 것에 관심이 덜하지만 말이지요.

그런데 정말 저에게 커다란 건물을 누가 주고서 세만 받아서 놀면서 지내라고 하면 재미없을까요????

덧글

  • Charlie 2009/01/15 23:43 # 답글

    애들이야 ...아니 어른들도, 돈이 있으면 갖고싶은게 아~~주 많을테니까 그러겠지요. :)
    돈이야 충분히 있으면 좋은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애들은 애들일동안만은 애들 다웠으면 좋겠어요.
  • 늑대별 2009/01/16 16:15 #

    그러게요. 어른들이 그런 소리 하고 돈자랑하면 속물이구나..하면 그만이지만 아이들이 그러면 참 뭐라 할 말이...
  • seii 2009/01/15 23:49 # 답글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사립초등학교를 다닌 저도 저런 비슷한 경험이 떠오르네요.
    사장 아버지를 둔 애들끼리 놀고, 50평 넘는 아파트에 사는 애들끼리 놀고.
    까만 자가용으로 아침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학교 데려다주는 애들끼리 놀고..
    전 정말 이 세상의 평범하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어린나이에 기가 많이 죽었더랬습니다. ^ ^;
    결국 학교 가기 싫다고 떼 써서 집에서 5분거리 공립초등학교로 전학했어요.

    근데 요즘엔 그런게 사립뿐만 아니라 공립초등학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니
    참 마음이 아프네요. ㅠ ㅠ
  • 늑대별 2009/01/16 16:17 #

    제가 사는 동네는 동네가 동네인지라..(분당 어디..) 그런 아이들이 많은 모양이더군요. "야! 그 아이가 돈 많은 게 아니고 부모가 돈 많은거지..그런 게 자랑이냐?"라고는 하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또 상처가 되는 것 같아요.
  • 아이페오스 2009/01/15 23:54 # 삭제 답글

    한국에서 부의 분배방식이 그런걸 어찌하겠습니까.(......) 저는 충분히 비합리적인 분배원칙이라고 생각하는데, 높으신 분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나 봅니다. 뭐, 시민들도 뒤에서 불만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선거철에는 그런 분배방식(다시 말해서 조세원칙)이 별 문제가 안 되는 걸 보면 제가 틀린 것이겠지요. (먼산)
    추신 : 따님한테 그 아이에게 '아빠는 세금 잘 내고 있어?'라 물어보라고 시킨다면, 그건 우정파괴+가정파괴인가요 -ㅂ-? (ㅋㅋㅋ)
  • 늑대별 2009/01/16 16:19 #

    분명 그런 임대업자도 있고 또, 있을 수 밖에는 없지만 그런 사람들이 부를 독차지하고 있어서는 안되지요. 부익부 빈익빈의 상태가 점점 심해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구요.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고액세금체납을 하고 있더군요. 뭐 그 아이랑 친구는 아니니까 물어봐도 별 영향은 없을 듯...^^
  • organizer 2009/01/16 00:40 # 답글

    "재미없을까요????" ㅎㅎ ;;

    도덕(바른 생활로 바뀌었나요..?)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대로 답하면...... 안되겠지요...? <--- 한 마디로 무지하게 부럽습니다..^^ ;;
  • 늑대별 2009/01/16 16:20 #

    아이구...그래도 정석대로 대답해야지요. "아빠도 그러고 싶다" 이렇게 대답하면 안되잖아요?..^^
  • manim 2009/01/16 04:15 # 답글

    저도 어릴 때 그런 경험이 있기는 한데요..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어떤 시기가 지나고 나니까 부럽다거나 신경쓰이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지독하게 그런 걸로 차별당하고 구분당하면 감각이 사라져요.

    그리고 건물관리만 하면서 사는 것이 비생산적이라서
    그다지 즐겁지 못하다고 들었어요.
    삶은 역시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해야 재미도 있고 즐겁지 않나 싶네요.
  • 늑대별 2009/01/16 16:22 #

    그럼요. 뭔가 보람있는 일이 있어야지요. 처음에는 좋겠지만 금방 따분해질 것 같아요..^^
  • 새벽안개 2009/01/16 06:38 # 답글

    슬프지만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고 못하겠네요 ㅠ ㅠ
    지대추구가 가장 쉬운 돈벌이라면 우리경제는 성장을 멈출것입니다.
  • 늑대별 2009/01/16 16:23 #

    저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딸내미가 잘 이해했을 지는 의문이지만은요..^^
  • Ha-1 2009/01/16 08:07 # 답글

    임대업도 사실 무지 바쁘다던데요 ;;
  • 늑대별 2009/01/16 16:23 #

    아마 밑에 다른 사람들을 고용했겠지요. 그러니 그리 팽팽 놀지요..^^
  • 나무피리 2009/01/16 09:54 # 답글

    쓸쓸해지는 이야기인걸요.
    어디선가 듣기로, 으리으리한 모 아파트는 윗층 아래층 간에도 서로 '가난해서 안놀아' 하는 애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극단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거나 어떤 걸 판단하는 기준에 돈이 너무 많은 영향을 차지하게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요.

    다른 건 다 두고, 정말 건물관리만 해서는 자신의 삶에서 이루어가는 것이 없을텐데,
    후에 아이들이 그런 부모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 늑대별 2009/01/16 16:24 #

    그 아이도 자라면서 그런 부모의 삶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물려받고..그럴까 걱정입니다.
  • 양깡 2009/01/16 11:10 # 삭제 답글

    돈이 중요한 세상이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청년의사 지면 제휴 공지 (http://healthlog.kr/798) 보시고 가급적 긍정적으로 검토 부탁드립니다.~! 오프라인 모임때 또 뵙겠습니다.
  • 늑대별 2009/01/16 16:30 #

    어른들 잘 못이지요..방문해서 덧글 남기겠습니다.
  • 2009/01/16 12: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9/01/16 16:31 #

    맞습니다. 오랫동안 놀면 참 따분하더군요. (저도 6개월 논 적이 있어봐서..^^ 물론 백수로 놀았지만은요)
  • 아트걸 2009/01/16 13:27 # 답글

    저는 의외로 본문 중 "이거 뭐라 얘기를 해야할 지 순간 갈피가 안 잡힙니다..^^;;"부분이 가장 눈에 들어왔네요.
    어느 아빠인들 딸이랑 마음껏 놀아주고 싶지 않을까요. 사느라 바빠서 어쩔 수 없는 거죠. ㅜㅜ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도 그렇지만, 아빠가 안 바빠서 놀아준다고 자랑하는 것도 어쩌면 큰 비중이었지도 모르겠어요.
    제 딸이 두돌밖에 안 됐는데도 아빠 언제 오시냐고, 밤에 오시냐고 계속 묻는 거 보니까..괜히 감정이입이 됐나봐요. ^^;
  • 늑대별 2009/01/16 16:32 #

    저도 그 장면에서 머뭇거렸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모가 같이 있어주는 게 좋잖아요. 게다가 저희는 맞벌이라...쩝.
  • drtrue 2009/01/16 15:29 # 삭제 답글

    금방 지겨워지겠지만 그래도 딱 한 달정도만 해봤으면 하는데 그게 나쁜 생각은 아니겠죠 -_-;;

    그나저나 이글루스 탑100 경축!!!
    비슷한 동네서 일하는 주민으로서 너무 기쁜거죠 ㅠ.ㅠ
    얼른 hit 수 공개하시고 쏘세요~~~

  • 늑대별 2009/01/16 16:33 #

    한달은 괜찮겠지요? ㅋㅋ 축하해주져서 감사드리구요, 이번 일을 계기로 어쩌면 1주년 + 10만 힛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쏘지요..다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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