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소화기내과 신년모임에 나가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내일은 제 모교의 소화기내과 신년모임 날입니다. 그런데..참석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고서는 안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학교를 좀 오래(?)다니고 졸업 후 짧으나마 군복무를 하고 돌아와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지냈기 때문에 동기가 아주 많지요. 입학동기, 졸업동기 그리고 수련동기가 각각 다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장점은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위로 1년 아래로 2년까지 동기다 보니 말이지요. 전공의 시절 타 과에 푸쉬를 할 때는 무척이나 유용했다는..^^) 단점은 소속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교에서 하는 행사에는 잘 참가를 하지 않는 편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제 성격이 그리 사교적이지는 않은터라..(아니, 아주 내성적이고 친하지 않은 사람들 만나는 걸 싫어하는 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화기내과 신년모임은 매년 빠지지 않고 나갔습니다. 동기들도 연락해서 말이지요. 왠지 그 곳은 제 고향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하긴...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 대부분 그 때 전공의 3,4년차 때 배운 것들이기도 하니까요. 신년모임에 가면 새로 임용된 교수들도 만나고 옛 선생님들도 만나고 전공의 시절 윗년차, 아랫년차들이었던, 지금은 대학교수가 되기도 하고 개업의가 되기도 한 동료들도 만날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모임이 시들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마도..카리스마가 넘치던 K모 교수님이 돌아가시고..C모 교수님이 은퇴하시면서 소화기내과 교실의 구심점이 없어진 것과 관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작년에 갔더니 교실내에 있는 교수들 중 반 이상이 안 나오신 겁니다. 요즘 젊은 교수들은 "모여라" 그런다고 잘 모이지도 않을 뿐더러...다들 바쁘신터라. 옛날 주임교수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충성"하고 따라야 했던 때보다 지금이 훨씬 민주적이고 또 학문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지만 왠지 그런 모임에 나가면 그런 독재적인 주임과장님이 계셨더라면 다들 나와서 만났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일부러 시간내서 모이는데 학교내에 있는 분들이 안 나오신다면, 그 모임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과감히 참석을 거절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같이 갔던 동료 몇 명도 이번에는 안 가기로 했지요. 혹시 올해를 계기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내년에는 고려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뭐, 제가 안 간다고 아쉬워할 사람도 없다는 것...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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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1/10 03: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9/01/10 22:39 #

    맞아요, 빠지면서도 뭔가 켕기는 듯..^^;;
  • 2009/01/10 14: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늑대별 2009/01/10 22:40 #

    그러게나 말이지요. 사실 좀 삐졌습니다. 알아 줄 사람 없겠지만 말이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양깡 2009/01/10 18:04 # 삭제 답글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런데 늑대별님께서 내성적이란 말씀은 왠지... 믿기지가 않습니닷!
  • 늑대별 2009/01/10 22:41 #

    으흥? 저 무척 내성적이고 꽁하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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