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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은 술잔으로 옮지 않습니다. 궁금하세요?

그렇게 홍보를 하고 진료실에서 설명을 해도..정말 한 번 각인된 부정확한 정보를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글쎄 아직도 B형간염이 침이나 술잔 또는 수저에 의해 전염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잘 못 알고들 있는 이유는..바로 언론입니다. 무슨 까닭이었는지 8,90년대에 뉴스에도 "술잔을 돌리면 B형간염에 걸린다"라는 보도가 많이 나왔었지요. 오늘..검색하다보니 1996년 10월 MBC9시뉴스에 나온 보도내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MBC는 재수 없게 걸린 것이지 모든 언론이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B형 간염 발생률 높이는 원인,술잔돌리기와 폭음 부추기기[박성제]


관련영상- 백송운(삼성의료원 소화기내과 박...
▲ - 백송운(삼성의료원 소화기내과 박사) 인터뷰
[ 주범“술잔 돌리기” ]

● 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이 B형 간염 발생률이 높은 것은 우리의 독특한 음주 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술잔 돌리기와 폭탄주 등 폭음을 부추기는 관습과 유행이 바로 문제입니다.

● 기자:
A형과 C형 간염이 주로 오염된 음식물이나 혈액을 통해 옮겨지는데 반해 B형 간염은 침과 정액, 심지어 소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주로 마약주사나 문란한 성관계 등 부도덕한 행위를 통해 B형 간염이 전염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유의 음주문화 때문에 보통남성들이 간염의 주된 희생자가 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술잔 돌리기, 술잔에 묻은 침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도 있지만 술잔 돌리기는 일반 시민들의 술자리에서 아직도 당연한 풍속입니다.

특히 단 하나의 컵으로 모든 사람이 대여섯 잔씩 돌려 마시는 폭탄주는 아예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 회사원 1: 술 마시다 보면은, 거기에 어울리다 보면은 그렇게 되더라고요.

● 회사원 2: 어제 먹고 또 오늘 힘들게 일하고 또 먹고 그러니까...

● 기자: 더욱이 술잔 돌리기는 필연적으로 폭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미 간염에 걸린 사람에게 치명적인 간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백승운 박사(삼성의료원 소화기내과): 간경변으로 가는 과정을 촉진시킬 수도 있고 그 다음에 간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특히 B형 간염환자들은 술을 피하는 게 원칙이겠습니다.

● 기자: 생명을 위협하는 그릇된 음주문화를 미풍양속으로 대접하는 풍토가 우리나라를 간염 사망률 세계 1위 국가로 만들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제입니다.


응? 다시 봐도 대단한 보도이네요.

첫째: 빨간색으로 달리 표시한 부분을 보시면 마치 C형간염과 B형간염의 전염경로가 다른 것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두가지 바이러스간염은 비슷한 전염경로를 가집니다. 즉, 혈액과 성적 접촉이지요. 침(타액)으로 전염되는 일은 없습니다. 물론 타액에도 약간의 바이러스가 있지만 워낙 그 농도가 낮아 전염력을 가질 수 없지요. 그렇게 얘기하자면 모기가 B형간염환자를 물고 건강한 사람을 문다면 전염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아시잖아요? 그리고..소변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말은 조금 황당하군요. 음음...소변으로 전염되는 상황은 아무리 상상을 해 보려 해도...^^;

둘째: 술잔돌리기가 우리나라 남성의 간염의 원인이라 얘기했지요? 물론 그게 술을 많이 마시게 만들고 알코홀성간염이 많아지게 하는 원인이라면 나름 타당한 면이 있겠습니다만...B형간염의 전파원인은 단연코 아닙니다.

셋째: 인터뷰한 저 분은 저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지만 저런 엉터리 내용을 말할 분은 아닙니다. 자세한 내용을 여기서 알 수는 없지만 스크립트로만 보자면 일반적인 알코홀성간질환에 대한 언급을 이런 식으로 짜깁기해서 내 보낸 것으로 보이는군요. 게다가 교수 이름은 왜 오타를 냈답니까? (백승운 교수가 맞습니다.)

결론: B형간염은 술잔을 돌린다고 전염되지 않습니다.(그렇다고 연말에 술잔을 돌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위생적으로 좋을 리는 없겠지요?) 이런 오해는 10여년전까지의 잘 못된 보도의 탓이 큽니다. 주위에 B형간염 보유자가 있더라도 차별하지 마세요. 그 분들은 아무런 피해를 끼지치 않습니다. 혈액이 접촉될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같은 것만 서로 빌려쓰지 않으시면 됩니다.

덧) 그런데 저런 보도를 해 놓고 아직까지 잘 못 된 보도에 대해 사과했다는 얘기는 한번도 못 들어봤는데요? 누구 들어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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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Polycle 2008/11/30 00:09 # 답글

    음주문화의 문제성을 지적한것까지는 좋았는데 접근이 잘못되었군요. 차라리 H.pylori 가 더 그럴듯 해보이겠습니다.
  • 늑대별 2008/11/30 21:16 #

    이런 식의 잘 못된 보도를 꽤 많이 봤습니다. 심지어는 위하수가 위암의 원인이라는 보도는 제가 직접 본 일도 있는데 자료를 찾으려해도 잘 안 찾아져서...^^;
  • 제갈교 2008/11/30 00:10 # 답글

    솔직히 우리나라의 술문화를 보면 (별로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바이러스성 간염은 아니라도 간에 무리가 갈 것 같아요. 그건 그렇고, 옛 방송 장면이라도 엄기영 현 MBC 사장의 앵커 모습을 보니 많이 반갑습니다. (뭐 집에서는 KBS 뉴스를 더 많이 보기야 했지만…. -_-;;;)
  • 늑대별 2008/11/30 21:17 #

    술이 간에 나쁜 거야 당연하고 경고를 해야할 일이지만 괜한 B형간염은 들먹일 이유가 없는 거였죠. 엄기영앵커가 매우 젊었지요?..ㅎㅎ
  • 노랑잠수함 2008/11/30 01:21 # 답글

    아... 그렇군요. 오늘도 또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그런데 B형 간염말고 다른 전염병은 어떤가요? 술잔돌리기로 옮길만한 전염병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한데요.

    아, 언론에서는 편집(이라고 쓰고 필요한 내용만을 짜집기한다로 읽는다.^^)으로 충분히 원하는 내용을 만들더군요.
    하고 싶은 말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가 필요한 부분만 예술처럼 따붙이더군요.

    그 덕분에 저도 몇 년 전에 조*일보에서 [전자책 전문가]가 되기도 했고요.
    방송국 인터뷰를 20분 가까이 했는데,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닌 부분만 교묘하게 짜집기 되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뉴스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신문보다는 방송이 더 영향력이 트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신문 기사가 나가도 아무도 저에게 뭐라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방송 나가고 나니 주변 사람들이 봤다고 하면서 저의 인터뷰 내용이 진심이냐고 묻더군요.
    덕분에 지인들에게 '방송 나간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믿을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ㅋㅋ
  • 늑대별 2008/11/30 21:19 #

    거 보세요...노랑잠수함님도 모르고 계셨잖아요...^^ 방송인터뷰는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말을 만들어내는 것 같더라구요. 노랑잠수함님은 직접 당해 보셨다니 더더욱 무섭겠어요...
  • organizer 2008/11/30 03:34 # 답글

    술잔 돌리기를 통해서 간염이 전염되지 않는다고 이제와서 말해 봤자... 이미 늦었습니다... <--- 아마 수정은 요원할 것입니다.
    [술꾼들이야 아주 좋아할 만한 소식이라 생각되지만, 정작 일반인들에게까지 제대로 전파될려면...ㅠ.ㅠ]

  • 늑대별 2008/11/30 21:20 #

    방법은 다시 9시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는 겁니다. 잘못된 보도로 이런 오해가 생겼다고...(방송국에서 그렇게 할 리 없지만..)
  • 이지스 2008/11/30 09:49 # 답글

    저도 주변에서 이게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계속 말하고는 있지만, 다들 잘 믿지 않더군요...인터넷에 보면 나와있다나 뭐라나.. -_-;;
  • 늑대별 2008/11/30 21:20 #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하면 그게 진실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 말이죠..ㅠ.ㅠ
  • 나무피리 2008/12/01 00:07 # 답글

    오호 이런 보도가 있었나봐요.
    아닌 건 아니라고 정정보도도 해주고 그러면 좋은데 말이에요. ㅠㅠ;;;;
    인터넷에 나와 있으니 진짜다, 이런 건 매우많이 곤란한걸요.
  • 늑대별 2008/12/01 08:35 #

    이런 엉터리 의학상식이 판칩니다. 사실은...ㅠ.ㅠ
  • 윤구현 2008/12/01 10:54 # 삭제 답글

    2001년에 현 질병관리본부장이신 이종구씨(당시 방역과장)가 방송인터뷰에서 잘못한 거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방송에 데뷰한 프로그램이라 비디오테입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후 국감에서도 같은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일반인들이 보기는 힘든 내용이고...

    2005년인가... 간학회 주관 liver day에서 질병관리본부에서 오신 분이 정부의 잘못을 탁 터놓고 시인했다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못 견뎌 일찍 가셨던 기억도 있네요... ^^*

    그간 뉴스에서 이게 잘못되었다는 걸 몇 번 보도했는데요. 사람들은 자신한테 해가 되는 건 잘 기억하지만 별관련 없는 건 잘 기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늑대별 2008/12/01 22:12 #

    그랬군요. 그래도 그렇게 잘 못되었다는 보도를 한 것은 잘 한 일이네요. 그런데 왜 아직들 환자들을 만나보면 그렇게들 모르고 있나..답답합니다.
  • 두빵 2008/12/01 11:12 # 삭제 답글

    음...학생때...배운 지식이 가물가물....

    hepatitis A & E 는 fecal to oral

    hepatitis B & C는 blood라고 배웠는데......맞나?
    알려주삼......^.^ (무식한 외과의....)
  • 늑대별 2008/12/01 22:12 #

    맞습니다. 잘 기억하고 계신데요 뭘..^^
  • 윤구현 2008/12/01 11:16 # 삭제 답글

    위 댓글이 나온 김에... 오늘 기사를 봐서 궁금해하는 건데요...

    A형간염이 oral to oral로 전염 가능한가요? fecal to oral로 알고 있는데 모 보건소장님 인터뷰에 식당에서 반찬재활용했을 때 A형간염에 걸릴 수 있다고 인터뷰를 하셨길래요...

    그리고.. 얼마전 질병관리본부에서 수혈로 A형간염에 감염된 사례를 찾아냈습니다. 세계적으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사례라고 하더라구요...
  • 늑대별 2008/12/01 22:14 #

    저도 아침에 그 인터뷰를 보고 좀 오버다 싶었는데...아마도 oral to oral 이라는 뜻이 아니라 앞에서 먹은 사람의 손이나 식기가 분변으로 나온 바이러스에 오염되었다면 뒷사람에게 주는 반찬에도 바이러스가 오염될 수 있다...라는 뜻으로 읽어야 될 것 같습니다.
  • 꼬깔 2008/12/01 12:28 # 답글

    그렇군요? 저도 사실 긴가민가했습니다. 에이즈가 타액으로 감염되지 않는다고 아는데(맞죠?) 간염도 바이러스성 질환이기에 '설마?'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건 엄청나게 퍼전 오류임에 틀림 없겠습니다. ㅠ.ㅠ 아마도 길가는 사람 잡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그렇게 생각할 것 같으니 말입니다. ㅠ.ㅠ 이래서 매스미디어의 힘이란 것이... ㅠ.ㅠ
  • 늑대별 2008/12/01 22:16 #

    잘 못 알려진 건강상식이 참 많지요. 정말 십중팔구는 그렇게 믿으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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