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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별의 이글루

방명록 -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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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식 주례도 봐 달라는 나이? 살아가는 이야기

폴리클님이 700만 방문객 돌파 포스팅에 결혼하고프다...라는 불평(?)을 늘어 놓으셨길래 약간의 딴지를 걸었더니 무려 이런 답글이 달렸군요...

제가 잘 못 했습니다...ㅠ.ㅠ

그나저나 이제는 곧 주례를 봐 달라고 부탁받는 나이가 되어가는군요. 며칠 전, 저희 병원 수술실 간호사 (남자 간호사입니다.) 결혼식에 주례를 보셨다는 저희 원장님의 말씀에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그 원장님의 연세가 저보다 겨우 3살 많다는...ㅠ.ㅠ 어떻게 보셨느냐, 무슨 말씀을 하셨느냐는 굳이 묻지를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주례 서기를 원하는 것처럼 주위사람들에게 비춰질까 봐요...^^;; 하긴...생각해 보면 요즘 신입으로 들어오는 직원들의 부모님 나이를 보면 조금 일찍 낳으셨다 싶으면 대개 제 나이이더군요. 그러니 곧 주례를 보는 것도 남들이 보기에는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을 수도.

그래도 말입니다. 주례는 나이가 좀 지긋하신 분이 봐야지 말입니다? 저, 늑대별은 나이 70 살 이전에는 절대로! 주례를 서지 않을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엄숙히 선언하는 바입니다!!

 



글리벡!!! 진료실 이야기



며칠전...저한테 오랫동안 다니던 환자가 오셨습니다. 4개월가량 소식도 없이 안 오셨길래 왜 안 오셨어요? 라고 물어보니 그동안 큰 수술을 받으셨답니다. 장에 농양이 심하게 생겨 수술을 하셨다는데...그동안 제가 위내시경, 대장내시경검사도 했었는데 이게 무슨 일? 혹시 제가 병을 놓쳤었나 싶어 가슴이 덜컹! 그러나...그 분의 병명은 소장에 생긴 GIST (위장관 간질종양)이었답니다. 당연히 일반적인 위, 대장내시경검사나 초음파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병이구요. 조직검사상 high risk라서 수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글리벡을 드시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그...말로만 듣던 글리벡 말이죠.

그래...저에게는 무슨 일로 오셨냐고 했더니 어려운 부탁을 하시겠다고 하면서 그 병원의 진단서와 수술 후 조직생검 결과지를 내미십니다. 응? 무슨 부탁이요? 라고 약간 당황스러워하고 있는데...다름이 아니라 지금 먹는 글리벡의 약값이 한달 280만원이라고@@... 글리벡 약값 때문에 많은 민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이런 분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대중 계산을 해 봐도 1년 약값이 3400만원...정말 어안이 벙벙해지더군요.

남편분과 같이 오셨는데 제게 오신 이유는 인도에서 나오는 veenat 이라는 약 (글리벡과 같은 약이랍니다.)을 수입해서 먹으려고 하는데 (이러면 약값이 20-30만원/월 로 거의 1/10 수준이 떨어집니다.) 수입을 신청하려면 수입요청용 진단서가 필요하니 진단서를 부탁한다는 것입니다. 어휴~ 난감 난감...일단 저는 글리벡을 처방해 본 적도 없으며, veenat 이라는 약이 인도에 있는 지도 모르고 그 약이 정말 글리벡과 동일성분인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물론 환자분이 가져오신 진단서와 병리소견은 분명 병명을 정확히 얘기해 주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환자도 밀려 있는 상황에서 글리벡과 비낫을 검색해 볼 시간도 없고..참 난감하더군요. 그리고 주치의가 안 써 주는 진단서를 제가 써 줘도 되는지도 애매하고...

난감해서 주저주저 하다가.....결국 진단서 써 드렸습니다. 그리고 진료가 끝난 후 검색을 해 보니 그 분들의 말씀이 다 맞기는 하더군요. 엄청난 약값이 들어가는 중증질환에 약값이 보험이 되지 않는 것도 답답하고 약값이 왜 이렇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싼 지도 이해가 안 가는군요. 물론 개발비가 엄청 들어갔겠지만 어느정도는 낮출 수 있지 않을런지요. 그리고 약값이 어느정도 낮아지더라도 보험급여가 안 되면 환자에게는 역시 엄청난 부담이 될 겁니다. 무엇보다도 빠른 시간내 GIST 치료에 글리벡이 보험급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많은 환자를 보고 환자들의 애환을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정말 우물안 개구리이군요. 제 환자분의 쾌유를 빌고..약이 보험급여가 되어서 걱정없이 치료를 받는 날이 얼른 오기를 바랍니다.



임수혁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야구이야기

벌써 10년이 되었군요. 물론....본인도 가족도 아닌, 제가 느끼는 시간이 "벌써"이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심장질환의 일종인 심실성부정맥으로 쓰러졌을 것으로 추정되었는데....그 때는 4분이 critical time 이지요. 4분이내 심폐소생술이 가능하다면 뇌손상 없이 회복될 수도 있지만 그 시간 이상이 흐르면 설사 심장과 폐기능들은 회복되지만 뇌기능은 회복 불가능하다는 것.....당시의 동영상을 보면 얼마나 우리나라 스포츠계에 안전불감증이 만연되어 있는 지 볼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였지만...그래도 만의 하나...회복되기를 바랬는데 오늘 그만....

멋있었던 야구선수로 기억합니다. 임수혁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이번 임수혁 선수의 불행을 야구계를 비롯하여 모든 스포츠계에서도 선수들의 안전에 대한 점검을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임수혁 선수가 편안하게 눈을 감지 않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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